김춘식 |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 특별위원
김춘식 동신대 에너지경영학과 교수가 세계적 권위의 ‘테오도르 폰 카르만(Theodore von Kármán)’ 해외 석학 펠로우십에 선정됐다고 3월 18일 밝혔습니다. 지난 주 4월 19일 (금) KBS WORLD German로부터 'So fern, so nah'라는 카테고리로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독일어 인터뷰
KBS World Interview 국문번역
1. [질문] 안녕하세요 교수님, 우선 바쁘신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청취자분들을 위해 간단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춘식] 예,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에 교수로 재직 중인 김춘식입니다. 저는 한국의 한양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1년에부터 1993년까지 독일 트리어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독일 함부르크대학교에서는 역사학, 교육학, 정치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에서 저는 “중국(교주만)에서의 독일 식민지교육기관 1898-1914”를 주제로한 박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05년에는 동 대학 역사학과에서 강의교수로, 2006년부터 2017년 2월까지 11년동안 한국의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3월부터는 이곳 동신대학교에 재직중입니다. 대외활동으로는 지난 2006년 이래 주로 한국과 독일의 연구교류, 그리고 고등교육 및 직업교육 교류에 힘을 보내고 있으며, 현재 국가교육위원회(NEC) 미래과학인재양성 특별위원과 (사)한국독일네트워크(ADeKo)의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 분야는 역사와 문화 중 서양근현대사, 그 중 독일 근현대사이며, 특히 독일과 동아시아 관계사가 중점입니다. 제 학문이력이 잘 보여주듯, 저는 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고고학, 문화학에 과학문화 및 과학소통까지 주로 용합 혹은 다학제적 연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2. [질문] 최근 국내 인문학자 최초로 '테오도르 폰 카르만(Theodore von Karman) 해외 석학 펠로우십'에 선정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카르만 펠로우십이 제정된 배경과 어떤 의미를 갖는 지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김춘식] 예,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카르만 펠로우십은 독일 아헨공과대학교(RWTH AACHEN UNIVERSITY)가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테오도르 폰 카르만 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5년에 제정한 상으로, 주로 과학기술 분야, 그중 특히 항공우주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을 매년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태생의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테오도르 폰 카르만 교수는 항공공학, 우주과학 분야의 선구자로 인류 과학기술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학자입니다. 카르만 교수는 1913년부터 1930년까지 아헨공대의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후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한편 저는 평소에 항상 „미래 교육은 생성형 AI를 필두로 한 AI 시대의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교육, 나아가 미래 기술사회에서도 인간이 소외되지 않고 정신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즉 인문 기반의 교육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아마도 카르만 펠로우십 선정위원회는 저의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나아가 공학과 인문학의 다학제적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지원하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3. [질문] 교수님께서는 어떤 활동을 인정 받아서 이번 펠로우십에 선정되셨는지요? 해당 활동들을 간략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춘식] 예,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적어도15년 정도 한국 교육부의 정책자문위원으로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금번 펠로우십은 현재 제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과 미래 교육’을 주제로 한 다수의 국내외 특강과 연구, 그리고 한국과 독일의 과학기술분야의 연구 교류, 고등교육 교류 및 직업교육 교류, 한국과 독일의 도시 간 교류 등에 관한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AI 시대의 사회 변화와 교육 대전환, 인문학 기반의 창의융합교육 등 다학제적 융합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현재 독일의 학자들도 매우 중요한 Topic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질문] 펠로우십에 선정된 소감이 어떠신지요.
[김춘식] 우선 이런 권위가 있는 펠로우십에 선정되어 매우 기쁘고 또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아가 인공지능시대에 인간과 미래교육을 주제로 독일의 공학자 및 인문학자들과 함께 다학제적, 범세계적 공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5. [질문]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바로 독일로가 함부르크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마치셨습니다. 독일 유학 과정에서 서로 다른 교육체계에서 기인한 한국과 독일 학생들의 차이점을 직접 보고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교수님께서 한독 교유 분야 교류를 위해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요?
[김춘식] 예, 그렇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독일 함부르크에서 거의 다시 대학 신입생부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 독일에서는 학사학위가 없었지만 실질적으로 학사와 석사, 그리고 박사학위까지 모두 공부한 것입니다. 독일에서 대학 1학년부터 다시 시작한 이유는 2학기 정도 독일의 세미나식 수업을 참가한 후에 결정한 것입니다. 저는 스스로 지식들을 제 주관적인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와 같은 세대의 한국의 젊은이들은 문해력을 강조하고,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며, 발표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독일식 대학교육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저는 학업을 마치게 된 후 이러한 소위 세미나식 수업을 한국의 대학에서 직접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등교육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들의 대상으로 한 한국과 독일의 교육분야 교류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6. [질문] 독일의 이원화 교육제도를 한국에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신 바 있습니다. 이원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시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김춘식] 이원화 교육(Duale Ausbildung)은 독일과 스위스에서 주로 시행하는 직업교육제도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독일의 직업교육제도 청년실업을 막고, 교육과정을 마친 후 바로 취업함으로써 직업교육과 직장에서의 업무에 미스메치가 거의 없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직업교육제도입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이원화 직업교육이 잘 정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학벌주의와 차별화된 직업인식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독일사회에서는 학벌이나 직업에 대한 편견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저는 직업에 관한 한국사회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 학술논문과 언론기고 및 방송을 통해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7. [질문] 한국에서 이원화 교육을 도입한 이후로 한국 교육에서 일어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김춘식] 적어도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도 저와 같은 뜻을 가진 많은 전문가들이 독일의 이원화 직업교육제도를 도입해 직접 시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느리지만 한국의 직업교육에도 변화가 일어나 마이스터고등학교나 특성화고등학교, 그리고 일부 전문대학교에서 독일식 이원화 직업교육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직업에 대한 편견도 점점 더 개선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도이원화 직업교육제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로 한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독일식 직업교육으로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8.[질문]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기여한 한-독 협력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김춘식] 한독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해 한국에 진출한 독일의 BMW, Volkswagen 등의 기업들이 현지 한국내에서독일식 직업교육제도를 통해 숙련공들을 직접 양성하고 있는 것이 협력의 구체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 저는 독일 직업교육기관이나 미텔슈탄트대학교와 같은 고등직업교육기관과의 교류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의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와 미텔슈탄트대학교와의 연계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의 교육과정에 대한 독일 상공회의소나 수공업회의소의 승인을 받는 작업이 현재 잘 추진되고 있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9. [질문] 역으로 독일에 도입되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한국 교육 체계 내 장점을 꼽으신다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김춘식] 제가 독일에서 수학하던 시기와 달리 한국의 교육체계는 그동안 매우 큰 발전을 해왔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독일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의 수보다 독일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습니다. 한국의 교육 체계 내에서 장점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단점도 아직 존재하고요. 그럼에도 두개의 장점을 꼽자면 첫째로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높은 성과를 내도록 격려하는 엄격한 교육기준입니다. 둘째로 학문적 열정과 경쟁입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고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10. [질문] 교수님의 경력에 대한 질문을 하나 드리려고 하는데요. 역사학을 전공한 인문학자로서 국내외 유수 대학의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하시다가 2017년 동신대학교 에너지융합대로 이직하셨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이직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춘식] 예, 저는 지난 2017년 국내 유력일간지에서의 인터뷰에서도 그 이유들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융합적 능력을 갖추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저의 교육적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두번째로는 한국에 존재하는 대학의 서열화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려는 저의 교육개혁을 위한 노력때문이었습니다. 주로 SKY로 대변되는 한국의 대학서열화의 문제는 실제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 한국의 수도권 집중화를 포함해 지방소멸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기고 있습니다. 기타 몇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크게는 주로 위 두가지의 이유때문이었습니다.
11. [질문] 다가오는 7월 아헨 공대와 교수님의 모교 함부르크 대학에서 특강을 진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다룰 예정이신 지 살짝 미리 공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춘식] 제가 준비하고 있는 주제는 „인공지능시대의 인간과 미래 교육“입니다. 이 주제는 사실 인공지능시대의 사회 변화와 윤리 문제,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시대의 인간의 정신적 균형 문제, 나아가 교육적 해법을 추구하는 다학제적 연구입니다.
12. [질문]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간략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춘식] 저는 무엇보다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한국의 교육대전환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현재의 한국의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인 서열화와 차별화, 그리고 반교육적 경쟁구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에 참여하겠습니다. 나아가 인문학자로서 인공지능시대에 인간 중심의 미래 사회를 이루기 위한 다학제적 연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대학에서 하고 있는 학생교육에 충실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창의융합 발표토론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나아가 이 프로그램이 학교현장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시행되는 것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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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식 |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 교수, 국가교육위원회 미래과학인재양성 특별위원
김춘식 동신대 에너지경영학과 교수가 세계적 권위의 ‘테오도르 폰 카르만(Theodore von Kármán)’ 해외 석학 펠로우십에 선정됐다고 3월 18일 밝혔습니다. 지난 주 4월 19일 (금) KBS WORLD German로부터 'So fern, so nah'라는 카테고리로 인터뷰를 하셨습니다.
독일어 인터뷰
KBS World Interview 국문번역
1. [질문] 안녕하세요 교수님, 우선 바쁘신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청취자분들을 위해 간단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춘식] 예,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동신대학교 에너지경영학과에 교수로 재직 중인 김춘식입니다. 저는 한국의 한양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991년에부터 1993년까지 독일 트리어대학교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1994년부터 1998년까지 독일 함부르크대학교에서는 역사학, 교육학, 정치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같은 대학에서 저는 “중국(교주만)에서의 독일 식민지교육기관 1898-1914”를 주제로한 박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05년에는 동 대학 역사학과에서 강의교수로, 2006년부터 2017년 2월까지 11년동안 한국의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3월부터는 이곳 동신대학교에 재직중입니다. 대외활동으로는 지난 2006년 이래 주로 한국과 독일의 연구교류, 그리고 고등교육 및 직업교육 교류에 힘을 보내고 있으며, 현재 국가교육위원회(NEC) 미래과학인재양성 특별위원과 (사)한국독일네트워크(ADeKo)의 이사 겸 인문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의 연구 분야는 역사와 문화 중 서양근현대사, 그 중 독일 근현대사이며, 특히 독일과 동아시아 관계사가 중점입니다. 제 학문이력이 잘 보여주듯, 저는 역사학, 교육학, 정치학, 고고학, 문화학에 과학문화 및 과학소통까지 주로 용합 혹은 다학제적 연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2. [질문] 최근 국내 인문학자 최초로 '테오도르 폰 카르만(Theodore von Karman) 해외 석학 펠로우십'에 선정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카르만 펠로우십이 제정된 배경과 어떤 의미를 갖는 지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요?
[김춘식] 예,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카르만 펠로우십은 독일 아헨공과대학교(RWTH AACHEN UNIVERSITY)가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테오도르 폰 카르만 교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5년에 제정한 상으로, 주로 과학기술 분야, 그중 특히 항공우주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을 매년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헝가리 태생의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인 테오도르 폰 카르만 교수는 항공공학, 우주과학 분야의 선구자로 인류 과학기술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긴 학자입니다. 카르만 교수는 1913년부터 1930년까지 아헨공대의 교수로 재직했으며, 이후 나치의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이주했습니다.
한편 저는 평소에 항상 „미래 교육은 생성형 AI를 필두로 한 AI 시대의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교육, 나아가 미래 기술사회에서도 인간이 소외되지 않고 정신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즉 인문 기반의 교육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아마도 카르만 펠로우십 선정위원회는 저의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나아가 공학과 인문학의 다학제적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지원하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3. [질문] 교수님께서는 어떤 활동을 인정 받아서 이번 펠로우십에 선정되셨는지요? 해당 활동들을 간략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춘식] 예,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적어도15년 정도 한국 교육부의 정책자문위원으로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금번 펠로우십은 현재 제가 ‘인공지능(AI) 시대의 인간과 미래 교육’을 주제로 한 다수의 국내외 특강과 연구, 그리고 한국과 독일의 과학기술분야의 연구 교류, 고등교육 교류 및 직업교육 교류, 한국과 독일의 도시 간 교류 등에 관한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AI 시대의 사회 변화와 교육 대전환, 인문학 기반의 창의융합교육 등 다학제적 융합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현재 독일의 학자들도 매우 중요한 Topic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질문] 펠로우십에 선정된 소감이 어떠신지요.
[김춘식] 우선 이런 권위가 있는 펠로우십에 선정되어 매우 기쁘고 또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나아가 인공지능시대에 인간과 미래교육을 주제로 독일의 공학자 및 인문학자들과 함께 다학제적, 범세계적 공동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5. [질문]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바로 독일로가 함부르크대학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마치셨습니다. 독일 유학 과정에서 서로 다른 교육체계에서 기인한 한국과 독일 학생들의 차이점을 직접 보고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교수님께서 한독 교유 분야 교류를 위해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요?
[김춘식] 예, 그렇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지만 독일 함부르크에서 거의 다시 대학 신입생부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 당시 독일에서는 학사학위가 없었지만 실질적으로 학사와 석사, 그리고 박사학위까지 모두 공부한 것입니다. 독일에서 대학 1학년부터 다시 시작한 이유는 2학기 정도 독일의 세미나식 수업을 참가한 후에 결정한 것입니다. 저는 스스로 지식들을 제 주관적인 관점에서 논리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에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와 같은 세대의 한국의 젊은이들은 문해력을 강조하고, 나아가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며, 발표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독일식 대학교육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저는 학업을 마치게 된 후 이러한 소위 세미나식 수업을 한국의 대학에서 직접 시행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고등교육 뿐만 아니라 중고등학생들의 대상으로 한 한국과 독일의 교육분야 교류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6. [질문] 독일의 이원화 교육제도를 한국에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신 바 있습니다. 이원화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시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김춘식] 이원화 교육(Duale Ausbildung)은 독일과 스위스에서 주로 시행하는 직업교육제도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독일의 직업교육제도 청년실업을 막고, 교육과정을 마친 후 바로 취업함으로써 직업교육과 직장에서의 업무에 미스메치가 거의 없는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직업교육제도입니다. 아쉽게도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이원화 직업교육이 잘 정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한국사회에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학벌주의와 차별화된 직업인식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독일사회에서는 학벌이나 직업에 대한 편견이 상대적으로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저는 직업에 관한 한국사회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 학술논문과 언론기고 및 방송을 통해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7. [질문] 한국에서 이원화 교육을 도입한 이후로 한국 교육에서 일어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김춘식] 적어도 지난 15년 동안 한국에서도 저와 같은 뜻을 가진 많은 전문가들이 독일의 이원화 직업교육제도를 도입해 직접 시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느리지만 한국의 직업교육에도 변화가 일어나 마이스터고등학교나 특성화고등학교, 그리고 일부 전문대학교에서 독일식 이원화 직업교육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직업에 대한 편견도 점점 더 개선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도이원화 직업교육제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주로 한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독일식 직업교육으로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8.[질문]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에 기여한 한-독 협력의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김춘식] 한독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해 한국에 진출한 독일의 BMW, Volkswagen 등의 기업들이 현지 한국내에서독일식 직업교육제도를 통해 숙련공들을 직접 양성하고 있는 것이 협력의 구체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 저는 독일 직업교육기관이나 미텔슈탄트대학교와 같은 고등직업교육기관과의 교류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의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와 미텔슈탄트대학교와의 연계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마이스터고등학교에서의 교육과정에 대한 독일 상공회의소나 수공업회의소의 승인을 받는 작업이 현재 잘 추진되고 있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9. [질문] 역으로 독일에 도입되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한국 교육 체계 내 장점을 꼽으신다면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김춘식] 제가 독일에서 수학하던 시기와 달리 한국의 교육체계는 그동안 매우 큰 발전을 해왔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독일로 유학을 가는 학생들의 수보다 독일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의 숫자가 더 많아졌습니다. 한국의 교육 체계 내에서 장점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단점도 아직 존재하고요. 그럼에도 두개의 장점을 꼽자면 첫째로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높은 성과를 내도록 격려하는 엄격한 교육기준입니다. 둘째로 학문적 열정과 경쟁입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고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10. [질문] 교수님의 경력에 대한 질문을 하나 드리려고 하는데요. 역사학을 전공한 인문학자로서 국내외 유수 대학의 인문사회학부 교수로 재직하시다가 2017년 동신대학교 에너지융합대로 이직하셨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이직을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춘식] 예, 저는 지난 2017년 국내 유력일간지에서의 인터뷰에서도 그 이유들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4차 산업시대에 걸맞은 창의적, 융합적 능력을 갖추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저의 교육적 바람 때문이었습니다. 두번째로는 한국에 존재하는 대학의 서열화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려는 저의 교육개혁을 위한 노력때문이었습니다. 주로 SKY로 대변되는 한국의 대학서열화의 문제는 실제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 한국의 수도권 집중화를 포함해 지방소멸 등 다양한 부작용이 생기고 있습니다. 기타 몇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크게는 주로 위 두가지의 이유때문이었습니다.
11. [질문] 다가오는 7월 아헨 공대와 교수님의 모교 함부르크 대학에서 특강을 진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을 다룰 예정이신 지 살짝 미리 공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춘식] 제가 준비하고 있는 주제는 „인공지능시대의 인간과 미래 교육“입니다. 이 주제는 사실 인공지능시대의 사회 변화와 윤리 문제,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시대의 인간의 정신적 균형 문제, 나아가 교육적 해법을 추구하는 다학제적 연구입니다.
12. [질문]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간략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춘식] 저는 무엇보다도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한국의 교육대전환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현재의 한국의 교육의 가장 큰 문제인 서열화와 차별화, 그리고 반교육적 경쟁구도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에 참여하겠습니다. 나아가 인문학자로서 인공지능시대에 인간 중심의 미래 사회를 이루기 위한 다학제적 연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생각입니다. 물론 제가 대학에서 하고 있는 학생교육에 충실할 것입니다. 아울러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창의융합 발표토론프로그램을 지원하고, 나아가 이 프로그램이 학교현장에서 정규 교과목으로 시행되는 것을 위한 노력도 계속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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