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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통일의 비용: 분단된 한국을 위한 독일의 교훈 (김효준 ADeKo 이사장 x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2026-03-06
조회수 197

통일의 비용: 분단된 한국을 위한 독일의 교훈

사회적 신뢰, 장기적 국가 회복력의 핵심 기반


독일의 통일 경험은 한반도에 냉정하지만 귀중한 교훈을 제공한다. 3월 5일 서울에서 The Korea Times 주최로 열린 라운드테이블에서 대담자들은 신중한 준비, 지속적인 관여, 그리고 장기적 비용을 감내하려는 의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와 김효준 전 BMW그룹코리아 회장(現 ADeKo 이사장)은, 1990년 독일 통일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이 오늘날 한반도가 직면한 상황과 현저히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지속되는 분단의 비용—무력 충돌의 위험을 포함하여—은 통일이 수반할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부담과 함께 따져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 감정이 아닌 실현 가능성에 근거해야

김효준 이사장은 북한과의 통일이 한국의 장기적 목표로 남아 있지만, 감정이 아닌 실현 가능성에 기반한 갑작스러운 정치적 변화나 비현실적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시기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결국 통일을 원합니다. 분명한 시너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중국·러시아, 나아가 유럽을 잇는 물류 허브로 변모시킬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습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

한국전쟁(1950~53) 당시 평양을 탈출한 부모를 둔 김 이사장은, 정서적·역사적 요인이 특히 기성세대의 통일에 대한 인식을 형성할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면서도, 정책 결정은 궁극적으로 경제적 지속 가능성과 제도적 역량에 기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업가로서 우리는 항상 실질적인 측면을 살펴야 합니다. 비용을 외면할 수 없지만, 잠재적 시너지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

독일의 경험: "우리는 통일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Schmidt 대사는 독일 자체도 1990년 통일이 갑작스럽게 찾아왔을 때 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았으며, 그로 인해 구동독과 서독 사이에 오래 지속되는 경제적·사회적·심리적 격차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통일에 잘 준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일이 매우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서독의 일부 사람들은 '천천히 가자, 연합 체제를 먼저 시도해 보자'고 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들이 옳았습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그는 많은 동독인들이 서독의 번영과 사회적 기준에 즉각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경쟁적 시장경제에서 요구되는 적응의 규모를 과소평가했다고 말했다. 산업 전체가 붕괴되고 실업이 급증했으며, 낯선 경제적 압박에 적응하지 못한 공동체들이 허덕였다.

"생산성 수준은 매우 달랐습니다. 사회 시스템도 너무나 달랐죠. 동독인들은 빠르게, 그리고 모든 것을 원했지만, 그 대가를 치르는 것에는 만족하지 못했습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30년 이상 서독에서 동독으로 막대한 재정 이전이 이루어졌음에도 소득 수준, 인프라 품질, 정치적 태도에서의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고 Schmidt 대사는 말했다. 이는 통일이 일회성 정치적 사건이 아니라 세대에 걸친 과정임을 보여 준다.

"한반도의 분단은 훨씬 더 깊다"

Schmidt 대사는 한국의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고 말했다. 더 깊은 이념적 분열, 수십 년에 걸친 거의 완전한 고립, 그리고 한국전쟁의 미해결된 유산을 그 이유로 꼽았다.

"독일에는 내전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분열은 훨씬 더 깊습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서방과 어느 정도 경제적 유대와 인적 교류를 유지했던 동독과 달리, 북한은 거의 완전히 폐쇄된 상태를 유지해 왔으며, 이는 기술·정보·제도적 역량에서 훨씬 더 메우기 어려운 간극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Schmidt 대사는 통일—혹은 최소한 군사적 대립의 해소—은 순전히 경제적 측면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전쟁의 위험을 어떻게 수치화할 수 있겠습니까? 한반도에서 핵 충돌의 위험이 사라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가치가 있습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사회적 신뢰와 이동성: 핵심 과제

두 대담자는 독일의 경험이 장기적 경제 회복력이 성장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포용적 제도·적응력에도 달려 있음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김효준 이사장은 지난 30년간 한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이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를 가려 왔다고 경고했다.

"한국은 놀라운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그 성공을 이끌었던 요인들은 더 이상 반복될 수 없습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서울과 지방 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가 사회적 결속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이동성 회복과 사회적 신뢰 재건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교육·취업·가정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불안감이 더 깊은 시스템적 문제를 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가 더 이상 꿈을 갖지 않고 미래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갖지 못한다면, 그것은 어떤 사회에도 매우 강력한 경고 신호입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

독일 기업과 30년 이상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김 이사장은 문제가 생겼을 때 개인에게 집중하는 한국의 경향과 시스템·프로세스 개선을 강조하는 독일의 방식을 대조시켰다.

"독일에서는 무언가 잘못되면 첫 번째 질문이 '누가 실패했는가?'가 아니라 '시스템의 무엇이 실패했는가?'입니다. 그 차이는 중요합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

독일의 미래 도전과 '한국의 저력'

Schmidt 대사는 독일도 최근 몇 년간 오랫동안 당연시해 왔던 경제·안보 전제들이 흔들리면서 자체적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러시아의 저렴한 에너지에 의존할 수 없고, 중국 시장에 대한 무제한 접근도, 미국의 안보 보장도 당연하게 여길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우리는 무역 국가로서, 석유나 가스 같은 자원이 풍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지금 크게 변하고 있습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Schmidt 대사는 인구 감소, 인공지능(AI)의 부상, 에너지 전환을 독일 사회를 재편하는 세 가지 힘으로 꼽으면서, 한국도 이러한 압박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의 '할 수 있다(can-do)'는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독일의 신중하고 절차 중심적인 접근 방식과 대비시켰다.

미텔슈탄트 모델과 직업교육 시스템

김효준 이사장은 독일의 이중 직업교육 시스템과 고도로 전문화된 중소기업 네트워크—이른바 미텔슈탄트(Mittelstand)—를 한국이 그대로 복사하기보다 응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꼽았다.

독일의 직업 시스템은 대학 교육 이외의 직업 경로를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로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압박을 줄이고 기회를 넓혀 준다고 설명했다. 미텔슈탄트는 전문화와 장기 투자를 통해 중소기업이 글로벌 틈새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사례다.

BMW 재임 시절 김 이사장은 수백 개의 한국 협력업체를 독일 완성차 메이커에 소개하며 기회와 지원만 주어진다면 한국 중소기업도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한국은 이미 필요한 기술과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기존 시스템이 그 잠재력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허용하는지가 문제입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

Schmidt 대사는 이와 관련해 기업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가 공식적으로 참여하는 독일의 노사 공동결정 모델이 회사의 미래에 대한 공동 책임 의식을 높여 장기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인생에서 많은 경우, 100 아니면 0이 아니라 타협의 문제입니다. 모두가 같은 팀을 원하십니까, 아니면 다양한 시각을 가진 팀을 원하십니까? 경쟁만 보상할 것인가, 아니면 팀워크도 보상할 것인가?"—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동시에 두 대담자는 무비판적인 모방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시스템을 그냥 수입할 수는 없습니다. 내면화해야 합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정신과 철학의 문제이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성숙도 문제입니다."— 김효준 ADeKo 이사장

중견국 협력의 가능성

대담은 한국·독일·일본·캐나다 등 이른바 중견국 간의 협력 가능성에도 닿았다. 특히 무역 거버넌스, 공급망 회복력, AI 등 신기술 분야의 글로벌 규범 형성에서의 공동 역할이 논의됐다.

Schmidt 대사는 중견국들이 예측 가능하고 규칙에 기반한 시스템에 강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며, 강대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미국이 평화와 안보를 제공해 주리라 믿었습니다. 지금은 물음표가 생겼고, 우리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 환경에는 엄청난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Georg Schmidt 주한독일대사

김 이사장도 공감하면서도, 미국·중국 등 강대국과의 경쟁적인 관계가 중견국 간 조율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인구 감소, 기술 혁신, 불안정한 지정학적 환경에 직면한 가운데, 독일의 경험은 청사진도 경고만도 아닌—장기적 도전에는 인내와 타협, 그리고 혜택이 가시화되기 전에 비용을 감내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메시지임을 두 사람은 확인했다.


원문 기사 보기 (The Korea Times, 영문)

원문 출처: The Korea Times — Kim Hyun-bin 기자, 2026년 3월 5일 게재
본 게시물은 ADeKo 회원 및 관심자를 위해 원문을 번역·편집하였습니다.